뻠스여행기/2023 호주 시드니 여행

[호주여행 #10] 에필로그

봄이왔어요96 2023. 10. 14.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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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10. 08



즐거웠어 시드니.



새벽 4시~5시 몇시인지도 모른채 비몽사몽인 나는 출근하는 동생과 덤덤한 인사를 나누고 깊은 잠을 마저 청했다.



일주일이면 충분히 놀고갈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이상하게 아쉬운 아침이다.



굿모닝 시드니



자기 전 널어놨던 빨래들도 전부 모아 짐을 마저 싼다.
다 마르지 못한 빨래들은 따로 비닐에 담아 꾸역꾸역 집어넣었다.



넘치는 짐




엄마나 동생이 봤으면 이대로 위탁수하물 넘겼다간 터지거나 잃어버릴지도 모른다고 노발대발 할 것 같아 사진만 찍어두고 커버를 덮었다.



다 안덮이는 커버



전부 덮지도 못하고 조금이라도 어딘가에 쓸리면 벗겨지는 커버였다.
그래도 별 이상없을거라 확신하며 집을 나섰다.



안녕 내가 지냈던 방




그동안 사용했던 호주 교통카드는 동생에게 돌려줬고, 현금은 하나도 남김없이 다썼다.
공항까지 내 신용카드에 의지해 전철만 타고 가면 된다.




뭔가 잘못됐음을 인지



결제가 안된다





IC칩을 인식하거나 긁어서 결제하는게 아니라 교통카드처럼 탭으로 결제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내 카드가 탭으로 결제안되는 모양이다.
나 여기 올 때는 어떻게 결제했지??
아마 카드 인서트 하는게 있어서 무난하게 결제하고 왔던거 같다..



이거 어쩌냐



식은땀이 흐른다
역무원 아저씨한테 헬프요청을 했지만 현금을 가져오면 자기 카드로 대신 결제해주겠단다.
근데 난 현금도 다써버렸는걸..?



홈리스된 범이



일하고 있는 동생에게 연락해 구조요청을 했다.
급하게 생각해낸 여러 방안이 있었지만 공항가는시간, 뱅기시간이 아슬아슬해질 것 같은 불안감이 엄습했다.



우버탐ㅋ



동생이 우버(카카오택시 같은거)불러줘서 우버타고 편하게 공항으로 향했다



앗 여기 맥날 안먹어봤다



동생이 여기 호주맥날에서만 파는 앵거스버거 먹어봐야한다고 했는데
아직 못먹어봤다..
근데 공항가면 100퍼 맥날 있을 삘.



공항도착



도요타 차는 처음 타봤습니다.



12시 5분 뱅기인데



'아직 체크인 열리지도 않았네' 하고
근처 벤치에 털썩 앉자마자 열리는 체크인.



체크인 줄 서봅시다



냉큼 달려와서 나름 줄 앞에 섰다.





30키로 넘으면 어쩌나 했는데 다행히 23.5키로
옛날에 군장메고 어케 행군했더라..

내 여권은 전역하자마자 만들어서 여권사진이 돌격머리 컷이다.
체크인 할때 내 여권 받아든 외국인이 '유어 헤어컷 쏘 디프런트' 라고 말했다.
그래서 그때는 밀리터리 서비스 막 끝났을 때 라고 하니까
오우 자기는 절대 못할거 같다고 리스펙 해줌👍
땡큐 호주 청년👍👍



오버사이즈



무게는 괜찮은데 부피가 커서 저기 오버사이즈 수하물 가서 맡기랜다.
추가요금은 없고 그냥 맡기고 왔다.



요즘여권은 파란색이라죠?



입장




바로 면세점부터 구경



레미마틴 요거 맛있지



이걸 아빠사줄까.. 하다가 내가먹어야지 하고 삼



아빠껀 내꺼보다 한단계 더 높은걸로



캥거루 육포도 겟



동생이 캥거루 육포 개노맛이라고해서
나도 딱히 안먹어봤다. (집에와서 엄마랑 먹어봤는데 핵노맛. 진짜 돈주고사먹기 너무아깝다)



안쪽 면세점



체크인하고 들어오자마자 있는 큰 면세점은 사람들 너무 많고 줄도 길다..

안쪽으로 좀만 들어오면 웬만한 좋은 술이랑 다른 제품들도 있으니 여기서 사는게 줄없이 빨리 살 수 있다.



회사 형이 면세점에선 조니워커 블루라벨이 싸다고한게 생각이 났다.
결국 아빠 레미마틴 환불하고 블루라벨 집음.
아빠 가오좀 살려줘야지



블루라벨 1L



ㄹㅇ 호주 마지막 맥날이다



역시 예상했던대로 공항에 맥날이 있었다.
당장 먹고 가자.



위에서 만들고 밑으로 보내는 방식



만든거 떨어지는 중



잘먹겠읍니다



맥날뷰



불고기버거 승



앵거스버거 클래식..
막 엄청 우와할 정도는 아니었음
한국 불고기버거 2개 먹는게 더 개이득일듯
그래도 햄버거는 맛있다.



물티슈 겟



호주 앵거스소 100% 사용



이제 뱅기 탑승



인줄 알았으나



버스타고 뱅기로 가야함



마지막 호주 하늘이야~



이번엔 다행히 멀쩡한 스크린



시드니 올 때 앞에 스크린 터치안먹혀서 한밤에 눈뽕 오지게 당했던 슬픈기억..

이번엔 터치 아주 잘됐음.



기내 위스키 하나 샀음



위스키 작은거 빠라삐리뽀~
뱅기 시간이 10~11시간 걸리기 때문에
빨리 취해서 냅다 자버리겠다는 전략.



여행내내 들고다닌 책



인천공항에서부터 이동시간 짬날 때마다 읽었는데
딱 돌아오는 뱅기안에서 다읽었다.



프링글스 존맛



안주가 필요해서 프링글스 주문함ㅋㄱㅋㅋ
작은게 한화 4천원정도..



순삭




다 먹자마자 기내식타임이어서 다시 배고파졌다..
난 기내식 신청 안했기때문에 다른 메뉴 주문했음



누들이랑 치킨랩



고기누들



뜨끈한국물 마시니 다시 해장되어벌임..;;
이게 시간이 갈수록 고수향이 더 진해지더라..?



치킨랩




다먹고 냅다 자버렸음
너무 좁고 불편해서 힘들었지만..
계속 자려고 시도했습니다



어느새 곧 도착



부산



얼릉 내리고싶어..



진짜 곧 도착!



내림



내 배낭 ㅎㅇ🖐




공항버스타고 집에 오는 길
라면이 무척이나 땡긴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라면 끓여먹음



격하게 반긴 후의 두리



현관열고 들어가자마자 냅다 달려오는 두리ㅜㅜ
보고싶었어ㅓㅓㅓㅓㅜㅜ

매우 지치고 반나절 넘게 못씻어서 좀만 이뻐해주고 라면먹고있으니까 저래 엎어져있음ㅜ



블루라벨 때깔 좋네잉




이제 다시 평범한 직장인이 될 시간

'뻔히 저기 있는 것을 알고 있으나 가까이 가면 갈수록 멀어지는 세계에 살고 있는 고통' 이라는 김현 선생 일기의 한 구절을 한국으로 돌아오는 길에 박준 시인 시집에서 찾았습니다.

평소 출퇴근 하는 같은 일상을 반복하며 '저기 가봤자 무슨소용이야, 저거 해서 뭐해' 해왔지만 막상 걸어보면 몇 걸음 안에 수많은 세상을 지나치고 새로운 것을 경험하면 더 깊은 생각에 빠지더군요.

시드니도 막연하게 부산여행 정도일줄 알았습니다.
애초에 큰 기대가 없었던 탓일까요.
시드니 자체가 경상도만 했고, 교통도 한국을 제외한 다른 외국 중에서 최고로 편리했다 말할 수 있겠습니다.
인사와 동시에 시작되는 서로간의 안부, 일상얘기는 말나누기를 꺼려하고 낯선 이를 경계하는 요즘의 한국 정서와는 다르게 웃음을 낳는 문화를 만들었습니다.
이민자가 많은만큼 다양한 식문화가 정착되었습니다.
제가 느낀 시드니는 이랬습니다.

제 메모장에 숨겨놨던 6년 전 90일간의 여행기의 마지막을 다시 꺼내보았습니다.
지금의 저는 22살의 저와 크게 달라진게 없었습니다.
목적도 없이 막연하게 떠났고, 한량스러웠고, 하고자 하는 것은 멋지게 해냈습니다.
역시 사람은 변하지 않는가 봅니다.
저는 이전에도 이렇게 살았고, 지금도, 앞으로도 누구보다 가볍고 누구보다 깊은사람이겠노라 거짓없이 예상할 수 있겠습니다.

늘 그랬듯
제 글의 마무리도 달라진게 없습니다.
그냥 그렇다구요.



마지막까지 시드니 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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